라스베리파이

요즘 라스베리파이 하면 많은 사람의 머리속에는 음식 대신 다음과 같은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영어로는 미세하게 차이가 납니다. Raspberry Pie (음식) 과 Raspberry Pi (아래 하드웨어). 보통 줄여서 RPi로 씁니다. 배경 설명은 여기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간단히는 리눅스 운영체계를 돌릴 수 있는 ARM 컴퓨터입니다. 크기는 딱 신용카드 만합니다. LCD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태블릿 PC를 만들거나 HDMI포트를 이용해 TV에 연결해 미디어 센터로 사용하거나 또는 ARM 시스템 개발 플랫폼으로 사용합니다.

2012년 첫 제품이 나온 뒤 21세기를 바꾼 혁신적 제품 중 하나로 꼽힐 수 있을 만큼 유명해졌는데 근본적인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소프트웨어 지원입니다. 성능에 비해 가격이 놀랄만큼 저렴 (4만원대) 합니다. 제 생각에는 누구도 이런 성능을 이 가격 제공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기 좌측 상단의 WiFi + Bluetooth 모듈만 해도 4만원에 판매하기 어려운데 쿼드코어 A53 칩에 1GB DDR 메모리를 생각하면 보통 제조사들에게는 부품 원가가 이미 4만원을 넘어가지요. 보드 개발자 및 제조자인 라스베리파이 파운데이션 칩 제조사인 브로드컴과 독점 계약을 맺어서 해당 칩 전수를 이 보드 제조에 사용하는 듯 합니다.

가격은 어떻게 경쟁할 수 있다고 해도 소프트웨어의 격차를 극복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입니다. Debian 베이스로 수많은 오픈 소스 개발자들의 지원을 받으니까요. 한마디로 성능대비 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상당히 안정적이고 상상하는 모든 라이브러리가 지원되는 소프트웨어로 무장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현재 2천만대 이상 팔렸는데 소비 계층을 생각해 보면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 /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은 최소한 하나 이상, 보통은 모델별로 여러개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상황이 되니까 어떤 업체가 특정 기술을 엔지니어들에게 데모하고 싶다면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 공식처럼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구글의 스마트 스피커 데모, 아마존 스마트 스마트 스피커 데모 등이 좋은 예입니다.

라스베리파이는 크게 두가지 타입이 있는데 하나는 위의 사진처럼 올인원 보드 타입입니다. 별도의 추가 보드 없이 이더넷, 와이파이, 블루투스, HDMI, USB, 카메라 등의 표준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추가의 인터페이스나 하드웨어가 필요할 경우에는 핀헤더를 이용해 다른 보드를 연결합니다. 이미 시장에는 수천가지의 호환 보드들이 있는데 통상적으로 이런 보드를 햇 (Raspberry Pi Hat)이라고 부릅니다. 아래는 UART에 RS485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햇의 장착 모습입니다.

두번째 타입은 SIMM 형태의 모듈입니다. 통상적으로는 SOM (System on Module)이라고 하는 폼펙터인데 라스베리파이는 Compute Module 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불필요한 기본 인터페이스 제외하고 전용의 하드웨어를 만들고자 하는 경우에 사용합니다. CPU와 메모리만 있고 나머지는 메인보드 형태로 사용자가 만들어야 하지요. 밀도가 높아서 제조가 좀 까다로운지 가격은 오히려 좀 높은 감이 있습니다만 유사한 성능의 경쟁 SOM 모듈들보다는 여전히 저렴합니다.

모듈 자체는 이렇게 생겼고

메인보드에 장착시는 이런 모습입니다.

기업들이 알게 모르게 이 라스베리파이 SOM모듈을 자사 제품에 이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파나소닉 스마트 TV의 뒷면을 열어보면 이 모듈이 장착되어 있을 겁니다.

국내 구입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동네 산책

날이 좀 풀려서 동네 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전철로 서너정거장 거리에 공원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벚꽃으로 유명해서 (여의도 윤중제처럼) 혹시나 하고 공원을 지나 남의 동네 도서관에서 놀다가 돌아왔습니다.

벚꽃은 커녕 초록색이 하나도 없네요. 5월말까지는 언제 눈이 와도 이상할 것이 없으니 당연한 광경인 거 같습니다.

아직 철이 아닌데 벌써 올라온 기러기들도 있군요. 제철이 되면 하루종일 풀뜯어 먹고 길바닥에 온통 푸른색 똥을.

전형적인 캐나다 동네입니다. 북미나 유럽의 발전이 정체된 지 오래되어서 도심지역이나 새로 형성된 주택가를 제외하면 196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낭만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실상은 경제의 정체입니다. GDP 성장이 1퍼센트 대인데 다국적 거대 기업들의 성장율이 4 – 5퍼센트대 이니까 대중 경제는 성장이 정지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아마 마이너스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소비를 할 수 있는 것은 중국 및 아시아 지역의 생산력으로 공산품 가격이 내려간 덕분입니다.

토론토 명물인 전차가 지나가네요. 사람이 뛰는 것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돌아다닙니다. 그래도 한겨울에는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여러가지 차이 중 하나가 대중 교통일 겁니다. 차가 없어도 도시에 살기는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약간의 인내심은 필요하지요.

토론토에서 강쪽을 바라보면 이게 강인지 바다인지 잘 구별이 안됩니다. 잔잔하지만 파도도 칩니다. 구름이 잔뜩끼어 있는데 오대호 영향인지 토론토 주변, 온타리오 남쪽 지역은 구름낀 날이 훨씬 많습니다. 여름은 습하고 겨울은 뼈가 시리고 봄은 나른하고, 가을 한 두세달 정도가 최고인 것 같네요. 한마디로 날씨로는 별로 입니다. 차라리 서부 지역이 춥기는 해도 나은 것 같네요.

약간 한적한 동네입니다. 이런 집들을 보고 있으면 딱 떠오르는 단어가 “보수적”입니다. 이런 동네 사는 사람들은 착하기는 해도 저엉말 보수적입니다. 선거 때면 사람 안보고 그냥 보수당 찍는 사람들. 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요. 거기에 비하면 한국은 정치 선진국입니다. 소득이 높아도 무조건 보수는 아니지 않습니까?

고급형 아파트입니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고가 임대 아파트입니다. 건물을 저런 고풍스러운 형태로 지은 것은 아니고 원래 있던 오래된 건축물을 내부 수리를 통해 아파트로 개조했지 싶습니다. 월세가 침실 1개 개 기준 한 300만원 될 겁니다. 해당 임대 업체 홈페이지는 여기 있습니다. 사실 이 사진을 보여드리려고 하다가 잡설을 주절이 늘어놓게 되었는데 이런 식의 고급형 아파트 임대 사업이 앞으로 전망이 있을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The Longevity Economy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 를 읽고 나서 더욱 그런 것 같은데, 통계상으로 자가 주택 구매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베이비 붐 세대에서 시작해서 밀레니얼 세대로 갈 수록 그 경향이 높아지는데 돈이 있어도 주택에 투자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납니다. 결국은 주택은 임대라는 공식이 성립할 수 있겠지요. 공유경제로 가는 큰 흐름 중 하나이지 않나 싶습니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 전망

시장 조사업체 Canalys에서 스마트 스피커 관련 시장 전망에 대해 조사를 했군요. 스마트 스피커 시장 확대는 관련 홈오토메이션 시장 확대로 직결되므로 한국에서는 홈네트워크 업체의 대응이 궁금해 집니다.

상세자료는 유료이지만 위 링크에 가면 간략한 요약이 도표와 함께 나와 있습니다. 도표는 해당 사이트를 참고하고 요약만 가져오자면:

  • 북미, 영국, 독일등 1차 언어지원이 되는 지역은 이제 안정화 단계 (2019년에 46퍼센트 성장)에 들어섰군요. 다른 통계에서는 2018년 말을 기준으로 80퍼센트 이상의 가구가 보유하고 있고 그중 30퍼센트가 하나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니 2019년에는 100퍼센트 가까운 보급율을 기록하겠습니다.
  • 아시아 지역은 폭발적 성장이 예상됩니다. (한국과 일본은 130퍼센트, 중국은 160퍼센트) 이 부분이 흥미로운데 일본의 경우 아마존/구글이 일본어를 직접 지원하니까 그쪽 성장세일 테구요. 중국은 자국 업체들 (알리바바, 샤오미, 바이두의 순) 의 힘만으로 이런 수준에 왔으니 비영어권 특히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가 예상됩니다. 한국의 성장은 구글의 진출과 네이버의 활약 두가지 정도로 설명이 되겠네요. 네이버가 한국어 특징을 살려 얼마나 방어할 지가 궁금해집니다.
  • 이런 성장세는 최소 2023년까지 지속되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IT기기들 (태블릿이나 스마트 워치등)을 추월합니다. 여기에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는데 스마트 디스플레이까지 포함하면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구글이 생각하는 Ambient Computing 의 현실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 같네요.

한국 홈네트워크의 미래 8: 오픈 커넥티비티

앞서 단기적으로 홈 어시스턴트 프로젝트와 같은 구조 (기기별 독자적 프로토콜 사용)를 이용하여 효과적인 홈서버를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통합 프로토콜이 등장하여 홈서버는 이를 사용해 모든 가전 기기를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 이 통합 프로토콜은 홈 오토메이션 전용이 아닌 모든 IoT 기기의 연동을 관장하는 IoT 통합 프로토콜이 될 것입니다.

IoT는 명칭 그대로 기기(Things)가 인터넷 프로토콜(IP)를 지원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인터넷 프로토콜이 개별 가전기기에 적용되는 데는 IPv6 와 6LowPAN 등의 기술이 필수적입니다만 그보다 상위의 프로토콜도 필요합니다. 인터넷이 보급되는데 TCP/IP 뿐 아니라 HTTP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듯 IoT에서도 이에 해당하는 상위 프로토콜이 필요한데 최근의 추세로는 CoAP이 아주 유력합니다. CoAP은 기존의 MQTT등과는 달리 IoT 를 위해 개발된 프로코콜로서 IoT 시스템을 위한 핵심적인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CoAP 프로토콜은 최근에 IETF에서 RFC 번호를 받아 정식 프로토콜로 인정 받는 단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오픈 커넥티비티 파운데이션이 OCF ver1.0부터 CoAP을 OCF 표준 프로토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OCF 표준은 2018년에 ISO에 의해 승인되었습니다. 이 오픈 커넥티비티 파운데이션은 IoT의 프로토콜과 관련해서 가장 큰 단체로 삼성 LG,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인텔 등 300여 회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와 비교될 만한 규모의 다른 단체나 다른 표준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지 않아서 가까운 장래에 IoT 표준으로 부상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홈서버는 OCF 표준을 이용해 가전기기들을 제어하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보입니다. ZigBee나 ZWave등은 홈오토메이션 시장에서 주역의 위치에서 물러나 배터리를 사용하는 저전력 기기용으로 몇년간 남아있다가 WiFi 6 (IEEE 802.11ax)가 저전력 기기에 적용되는 시점에서 (3-5년이후) 도태되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홈네트워크의 미래 7: 홈 어시스턴트

구글/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가 홈오토메이션의 개념을 바꾸고 있는 현상은 이제 초기단계일 뿐이고 앞으로 거의 모든 가전 기기들이 이에 동참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현재의 클라우드 중심의 통합이라는 방식이 오래가지 않을 것도 확실해 보입니다.

그동안 십년이 훨씬 지나도록 거의 진전이 없던 홈 오토메이션 분야가 거의 하루 아침에 이런 진전을 이루게 된 데는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쳐를 빼고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기기간의 통신이 실제 기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클라우드 상에서 진행되는 관계로 프로코콜 호환이라는 악몽에서 단숨에 벗어나게 된 것이지요.

반대로 이런 구조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트래픽도 그렇고 수많은 기기의 연동이 소수의 서버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지요. 지금의 클라우드 중심의 연동은 과도기적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홈 어시스턴트 프로젝트와 같은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홈 어시스턴드 시스템은 홈서버와 가전 기기들간의 직접적 연동을 플러그인 형태로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서 홈서버가 공기청정기를 제어하고자 한다면 공기청정기 제조사의 프로토콜을 지원받아 연동할 수 있습니다.

이 것이 기존의 연동과 어떻게 다른가 또는 왜 이전에는 안됬던 것이 이제는 되는가에 대한 해답은 기존에는 연동이라는 것이 A사 (가전기기 제조사) 가 자기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B사 (홈서버 개발사)를 위해 개발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A사는 B사와 관계없이 자사의 이익을 위해 (또는 자기보다 큰 구글과의 연동을 위해) 클라우드 구조를 개발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기는 직접 (WiFi/Ethernet) 또는 간접 (Bridge 경유) 적으로 인터넷 프로토콜 ( TCP/IP)를 이용할 수 밖에 없고 이 인터넷 프로토콜은 TLS / PGP등으로 보안이 보장되므로 B사 또는 일반에 공개해도 문제가 없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즉, 홈서버 개발사가 공기청정기를 연동하고 싶으면 공기청정기 개발사의 인터넷 프로토콜을 이용해 마치 클라우드 서버가 기기를 제어하듯 로컬에서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 위에 소개한 홈 어시스턴트는 정확히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홈서버 중앙 제어 알고리즘에 개별 가전 기기별 인터페이스를 담당하는 플러그인을 결합해서 연동을 실행합니다. 거의 모든 가전회사들이 이 프로젝트에 프로토콜을 제공하고 있어서 플러그인의 숫자가 1300개를 넘어갑니다.

현재의 시점으로 부터 최대 2-3년간은 이런 형태의 홈서버가 시장을 주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동산 관련 단신 두가지

두가지 부동산 관련 단신입니다. 첫번째는 밴쿠버시가 부동산 실명제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 뉴스가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려면 약간의 배경 설명이 필요한데 우선 밴쿠버는 최근 전세계 부동산 시장에서 시금석과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중국반환과 맞물려 거대한 홍콩의 범죄조직의 자금이 흘러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국제 범죄조직의 자금 세탁의 주요 경로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밴쿠버가 포화상태가 된 이후로 토론토 및 온타리오 주요 도시들이 타겟이 되었고 미국 쪽 대도시들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으로 확산된 것 같습니다.

여기서 국제 범죄조직은 중국이 가장 큰 소스입니다. 역시 잘 알려진 비밀이지만 미국 마약 시장 소요의 대부분을 중국이 공급하는데 그 경로에서 법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캐나다 부동산 시장을 자금 세탁에 이용하는 것이지요. 멕시코를 통한 마약 공급경로와는 달리 중국을 통한 마약 공급은 합법적 의약품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로 여기에는 중국의 정치권 및 지배계급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런 사실들은 아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실이어서 캐나다 특히 밴쿠버 시정부가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 가는 상당히 복잡한 변수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일부에서는 화웨이 부회장의 체포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여간 밴쿠버 시정부가 부동산 실명제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토론토 시도 언젠가 따라가지 않을까 싶은데 현재 시정부가 공화당 계열이라 즉각 대응하지는 않을 겁니다. 아직까지는 거래량만 줄고 가격 자체가 떨어지지는 않았는데 부동산 시장은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만 가지고도 거래량이 급락하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를 주요 타겟으로 하는 프롭텍 사업에 있어서는 상당히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나 싶습니다.

두번째 소식은 토론토 소식인데 오피스가 주거용 월세 시장에 나왔다는 것입니다. 방 3개 짜리 오피스 소유주가 방 하나를 침실로 개조한 후에 오피스 전체를 월 150만원에 월세로 내 놓았는데 그 조건이 오피스 가구는 절대로 사용하거나 움직이지 말 것, 그리고 회의실은 항시 사용할 수 있게 개방할 것입니다. 즉 임대인은 남의 오피스에서 방하나 임대해서 사는 데 월 150만원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법적으로 오피스 건물에 사람이 거주하는 것이 문제가 없는 가는 둘째로 하고 이런 황당한 물건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 가를 잘 보여줍니다. 앞서 포스팅한 내용 대로 부동산 거래 시장은 침체, 렌탈 시장은 폭발하는 작금의 현상을 잘 보여주는 두가지 뉴스였습니다.

지금까지의 부동산 시장은 거래 자금의 규모로 보아 매매가 임대보다 훨씬 컸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캐나다에서는 월세에 중개인이 개입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습니다. 월세를 구하려면 개인이 전화번호 책을 들고 아파트 (월세 전용) 관리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서 알아보거나 기껏해야 벼룩시장 광고를 통해 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고 아직도 토론토와 밴쿠버를 제외하면 이런 식일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월세 거래 규모가 매매 거래 규모를 앞지를 지도 모르겠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가족 및 주택 개념 변화, 인구의 도시 집중, 중산층의 구매력 약화 등등이 부동산 개념 자체를 바꾸고 이런 와중에 프롭텍의 등장이 맞물려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 홈네트워크의 미래 6: 딜레마와 해결방안

스마트 스피커가 보급되면서 소비자는 실제 유용하고, 또한 가지고 싶은 홈네트워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차례인 스마트 디스플레이가 보급되면 당연한 결과로 기존 아파트 홈네트워크의 효용성과 가치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스마트 스피커와 연동이 되는 가전 기기들이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널려 있으니 홈네트워크 업체들은 기존의 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당장에 불가능한 상황이 올 것입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10만원 대의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모든 면에서 기존 홈서버보다 훨씬 나은 기능을 보여주네요?

음악도 틀어주고, 티비를 연동해 영화도 보여주고, 드라마 시작 시간도 안내해 주고, 가전 제어는 물론이고 도어폰/도어락 영상 연동까지 됩니다. 날씨, 레씨피 소개, 뉴스 요약, 출근 교통 상황 안내, 쇼핑 목록 받아적기 등등 기존 홈서버들이 잔뜩 선전하고는 정작 못했던 것 들을 1/10의 가격에 휼륭히 해냅니다. 아 무료 (영상) 통화도 빼놓을 수 없지요. 게다가 이 모든 것이 홈네트워크 인증과 관계없네요?

여러가지 의문점들이 꼬리를 물고 떠오릅니다. 소비자와 아파트 건설사 모두 홈네트워크 인증이 아파트 부가가치 올리는 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지 않을까요? 정부는 홈네트워크 인증이란 것을 계속 유지할까요?

시기가 언제가 되었든 결국에는 홈네트워크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자적으로 연동되는 기기를 최소화 (공용부와 가스밸브 정도) 하고, 가격을 대폭 낮추고, 그리고 홈오토메이션의 중심에서 물러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홈서버가 아닌 주변기기가 되는 것이지요. 대신

  1. 스마트 스피커와 주변기기의 입장에서 연동 (클로버 가스 밸브 잠궈줘) 을 하고
  2. 스마트 스피커에 연동된 가전을 홈서버에서도 제어 할 수 있으면 (전등 켜기)

그러면 그나마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을 어느정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다른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네이버가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고 합시다 (아마도 금년 내에 출시되지 싶습니다만). 홈네트워크 제조사는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이를 약간 개조해서 공용부 연동 기능을 넣고 홈서버로 납품할 수 있겠지요.

혹시 네이버가 이미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슬쩍 찔러볼 수 도 있겠네요. 너네 스마트 디스플레이 개발하고 있지? 아파트 공급용으로 매립형도 한번 고려해보지 않을래? 공용부와 가스 밸브만 연동시키면 되는데.

한국어 스마트 스피커의 시장 전망

현재 구글 / 아마존 / 애플의 스마트 스피커는 대체적으로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그리고 일본어를 지원합니다. 앞서의 세 언어는 구조 및 언어 문화가 매우 비슷해서 영어에서 습득한 기술이 다른 두 언어 (또는 그 외의 인도유럽계 언어)로 적용된다는 것은 쉽게 짐작이 갑니다.

일본어의 경우는 약간 예외인데 지난번 전시회때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일본어 언어 인식이 상당한 수준에 와 있지 않은가 생각이 됩니다. 아마존의 경우는 일본 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니까 그렇다 치고 구글과 애플의 경우에는 일본 쪽에 기술 협력파트너가 있지 않았을까요? 구글은 이미 한국에서 사업 (사용자 경험 수집)을 시작했으니 시작은 조금 부족할 수 있어도 빠르게 상황이 개선될 것이고 아마존은 아마존 쇼핑몰과의 연계를 중요시하는데 한국에 유통망이 없어서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구글/아마존이 중국어에 대응하지 못하는 (또는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규제 장벽 뿐아니라 중국어 언어 인식의 강자인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역시 상당 수준에 도달하였기 때문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언어 인식 기술이 동남아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겁니다. 한국도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겠지요.

한국어 음성 인식의 경우 유투브 등에서 사람들 사용하는 것들을 보면 네이버 스피커의 경우는 경쟁력이 있어 보이는 반면, 나머지는 문맥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를 하여도 의미있는 응답을 만들어내는 컨텐츠가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다음의 경우는 클라우드 사업을 완전히 접었으니 다음이 되었든 카카오가 되었든 스마트 스피커 사업을 뒷바침할 인프라가 없어서 사업전망이 별로 않습니다. 삼성의 경우 빅스비에 집착하는 것은 정말 뜬금없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네요. 구글처럼 서치엔진을 운영해서 대량의 사용자 경험을 수집하지도 않고 아마존 처럼 클라우드를 운영해 백엔드 시스템 기술을 갖춘 것도 아니고 네이버처럼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보이지도 않고 뭐 하나 가능성을 기대할 소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 디스플레이와 홈네트워크

스마트 스피커의 다음 단계는 당연히 스마트 디스플레이입니다. 현재 북미 시장에서는 스마트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아마존 에코쇼 (Echo Show)와 구글 홈 허브(Home Hub)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경쟁은 날이 갈수록 점입가경입니다.

두 제품은 약간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는데 에코쇼는 아무래도 아마존 쇼핑몰과의 연계 또는 자사가 운영하는 미디어 컨텐츠와의 연계를 통해 직접적 비즈니스 상의 이득을 보려는 경향이 강하고 구글은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를 통한 사용자 경험을 축적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아마존이 더 많은 이득을 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컨텐츠 대결에서 구글에 밀리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미 시장 전망)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그 자체로 스마트 스피커를 압도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 점을 쉽게 이해하려면 구글 홈허브 발매 직 후 제작된 리뷰 비디오를 보는 것이 빠를 것입니다. 이 당시는 발매 초기라 컨텐츠가 상당히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보고 있으면 구매 욕구를 자제하기 어렵습니다.

(홈오토메이션과의 관계) 홈오토메이션은 확실히 아마존이 노골적으로 겨냥하는 시장 중 하나입니다. 이는 두가지 점에서 분명한데 첫째 아마존 에코쇼에는 ZigBee가 탑재되어 연동 기기를 로컬에서 직접 제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마존 쇼핑몰에는 연일 새로운 ZigBee연동 가전 제품들이 아마존의 자사 상표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에코쇼/알렉사 연동 벽시계도 있지요. 이런 아마존의 홈오토메이션 드라이브는 미래의 홈오토메이션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놀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글 홈 허브도 WiFi 기기는 로컬에서 직접 제어합니다. 물론 에코쇼도 WiFi 기기를 로컬에서 직접 제어합니다. 이 부분은 한국의 홈오토메이션의 방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주시할 필요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앞서의 포스트에서 잠시 소개한 적도 있지만 추후에 따로 좀 길게 다루어 볼 예정입니다.

(한국 시장 전망) 스마트 디스플레이의 기능은 스마트 스피커의 상위호환이므로 스마트 스피커에서 기본을 다진 후에야 스마트 디스플레이 출시가 가능합니다. 여기서 기본이란 주로 음성 명령의 인식 기술 (문장으로서의 독해 및 그 내용의 이해)을 말합니다. 스마트 스피커에서 스마트 디스플레이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는 컨텐츠를 가지고 있어야 겠지요. 위에 언급된 구글 홈 허브 리뷰 비디오를 보시면 얼마나 다양한 컨텐츠가 동원되어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어 음성 인식 기술은 네이버가 선두에 그리고 구글이 빠르게 추격하는 것으로 관찰됩니다. 다른 스마트 스피커들은 AI 기능이 많이 떨어져서 음성을 인식한 후 그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아마존이 한국 시장을 노리고 들어온다면 삼파전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바이두나 알리바바 같은 중국 업체의 진입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 아파트 홈오토메이션 전망) 이상은 스마트 디스플레이 자체로서의 시장 전방이지만 스마트 디스플레이가 보급단계에 들어가면 (1-2년내) 기존 아파트 홈오토메이션 설비가 담당했던 기능의 상당 부분이 스마트 디스플레이에서 처리가 될 것입니다.

홈오토메이션 설비가 아파트 구매 가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홈오토메이션 기능 중에서 방범/방재/공용설비 관련 기능들은 계속 담당하게 될 것이므로 어떻게 스마트 디스플레이 / 스마트 스피커와 조화를 이루어 공존하도록 진화하게 될 것인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이와 관련해 간단한 실험을 준비 중입니다.

한국 홈네트워크의 미래 5: 사례연구2

이번에는 홈서버가 로컬 네트웍에서 직접 제어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기존의 기기 제조사가 제각기 다른 프로토콜들 사용하던 상황이 구글/아마존을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 스피커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점에서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물론 가전 기기들이 자사 클라우드를 가지고 기기들을 IoT 네트웍으로 제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겠습니다만 이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시스템 구성상 어떤 지점부터 인터넷(TCP/IP) 프로토콜이 사용될 수 밖에 없겠지요. 기기가 WiFi 모듈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기기 자체가 이미 TCP/IP 패킷을 이해할 수 있겠고 ZigBee나 다른 독자적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기기들은 게이트웨이를 써서 인터넷 접속을 합니다.

따라서 인터넷 가능 기기들은 기본적으로 이런 기기들과 연동이 가능한 조건이 만족됩니다. 기기 제조사들은 자사의 프로토콜을 공개해서 자사 네트웍이 아닌 다른 기기 (예를 들어 홈서버)가 자사 기기를 직접 제어하게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가 형성되었습니다.

IKEA의 스마트 전구인 Tradfri 시스템의 경우를 예를 들어 살펴 보겠습니다. IKEA Tradfri 시스템은 ZigBee 프로토콜을 사용해서 IKEA 게이트 웨이가 각 전구들을 통합제어 합니다.

즉, 홈서버의 유무와 관계없이 이미 IKEA 시스템은 TCP/IP 프로토콜을 사용해 (1) 외부 IKEA 클라우드에서 제어 하든지 또는 (2) 로컬에서 스마트 폰을 사용해 제어하는 두가지 경로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로컬에서 제어하는 프로토콜 (BSD Socket communication protocol) 만 알면 홈서버를 비롯해 어떤 인터넷 연결 장치도 IKEA 기기를 직접 제어할 수 있겠지요.

관건은 IKEA가 이를 공개할 것인가 아닌가이겠습니다. 최근의 업계동향은 이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것입니다. 이유에는 각자 회사의 나름대로의 계산이 있겠지만 Home Assistant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Home Assistant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라스베리 파이 (Raspberry Pi) 를 홈서버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주로 파이썬 언어를 써서 작성되었는데 오픈소스이므로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 설치할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장치까지 해서 한 10만원 정도면 아주 훌륭한 홈서버가 완성되지요. 참고로 데모 화면 (실제 동작합니다)을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기업체로 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이 소프트웨어와 호환 되는 회사 (프로토콜을 공개한 회사) 들의 수가 1300개가 넘는다는 것으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북미 시장에 나와 있는 스마트가전이란 이름이 붙은 제품은 일부 보안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연동이 된다고 보겠습니다. 전체 리스트는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연동 리스트는 스마트 가전 기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가전 기기 이외 많은 다른 기업이나 단체들이 협조하고 있어서 예를 들어 우리 집앞에 몇번 버스가 언제 도착할 지를 알 수 있습니다. 또는 임의의 웹캠을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안면 인식 엔진에 연결해서 아는 사람에게 현관 도어를 자동적으로 열어주게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시장 상황이 아직 이런 수준에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북미의 경우를 따라 갈 것은 거의 기정사실처럼 보입니다. 첫 단추는 구글/아마존과 같은 스마트 스피커의 보급일 것입니다. 네이버 클로버 시스템이 될 수도 있고 구글이나 바이두의 한글화된 스피커등이 시장에 보급되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가전 기기 제조사들이 스마트 스피커와 연동을 위한 클라우드 IoT 구조를 구축하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 이 회사들이 북미 회사들처럼 프로토콜을 공개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겁니다.

이 상황이 오면 홈서버 시스템은 라스베리 파이에 홈 어시스턴드 프로그램을 올리고 커스터마이즈 하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겠지요. 아파트 공급사는 별도 홈서버 업체없이 직접 홈네트웍 구축을 10 – 20만원 정도 비용으로 끝낼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